오디오북

오디오 콘텐츠 시장의 발전

마뜨료쉬까 2021. 4. 9. 17:28

 

 

들어가며 - 오디오 콘텐츠 시장의 발전

국내 오디오 시장의 발전의 역사는 길지 않다. 2006년 국내 최초 오디오북 제작 및 유통 플랫폼 '오디언 닷컴'이 오픈했지만 시장 반응은 미비했다. 팟캐스트라는 애플의 오디오 콘텐츠가 2008년쯤 대대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라디오의 형태에 벗어난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가 유통되기 시작한다.  전문 지식을 가진 다양한 일반 사용자들이 오디오 콘텐츠로 유입되어 콘텐츠를 공유하며 팟캐스트라는 새로운 오디오 콘텐츠 시장을 구축하게 된다. 

 

라디오 형태로 국한되어있던 오디오 방송을 녹음 형태로 제작하여 공유하는 아이디어는 현시대에 매우 적합했다. 녹음 퀄리티가 중점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의 흥미로운 지식과 이야기가 공유되어 음질의 퀄리티가 중요하지 않았다. 이런 점에 있어서 콘텐츠 제작 진입장벽이 매우 낮았다. 

 

국내 최초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이 오픈되었다. 팟캐스트라는 생소한 콘텐츠에 제작자는 많지 않았다. 한마디로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다. 팟빵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유료로 매월 상당 금액을 지불하고 사용해야 했다. 그렇기에 콘텐츠를 제작해도 유통할 길이 없던 제작자들은 큰 부담을 가진채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그런데 2017년 팟빵에서 콘텐츠 등록비용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 시켰다. 팟빵 사옥을 건설하면서 크리에이터 양성 교육까지 무료로 진행했다. 이런 팟빵의 선택은 팟캐스트 시장의 큰 바람을 불어왔다. 당시 김어준 씨의 '나꼼수'라는 정치 관련 팟캐스트 덕에 많은 사용자들을 확보할 수 있었고, 오디오 콘텐츠 생산에 관심을 갖고 있던 제작자들도 쉽게 제작에 참여해 볼 수 있었다. 

 

녹음실 대관부터 장비, 편집, 유통, 광고비 발생 구조까지 완벽한 팟캐스트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다. 거기에 타깃을 정한 팟빵만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대중의 관심과 이목을 충분히 끌 수 있었다. 이렇게 국내 시장에서 오디오 콘텐츠의 '팟캐스트'는 자리매김이 확실해졌다. 

 

갈팡질팡 오디오북

앞서 언급했던 '오디언 닷컴'의 오디오북은 크게 성공 하지 못했다. 국내 독자들의 반응은 미비했으며, 출판사들의 관심 수준도 매우 낮았다. 그래도 오디언은 오디오 북계 전설의 명작들을 남기게 된다. 콘텐츠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시절이었지만 도서를 분석 및 해석하여 다양한 음악과 효과를 사용한 오디오 드라마를 만들어 낸 것이다. 2009년 출시한 전설로 꼽히는 오디오 드라마 <얼음나무의 숲>은 아직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매력적인 오디오 드라마를 생산해 낸다. 

 

2006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오디언을 기점으로 새로운 오디오북 플랫폼은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2014년 출판사 커뮤니케이션북스는 한국연극인복지재단, EBS와 협업하여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제작을 시작했다. 오디오북 시장에 큰 가능성을 열었다. 

 

'유명 배우X단편 소설'의 조화는 퀄리티 있는 오디오북 제작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녹음 상태, 음량 퀄리티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작품 해석 낭독력은 모든 걸 덮어 준다. 최근까지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상당한 판매량과 수익을 기록하며 오디오 북계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디오클립의 등장 

2017년 네이버 오디오 콘텐츠 전용 플랫폼 오디오 클립에서 300억 규모의 오디오 콘텐츠 투자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국내 기존 오디오북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던 가장 큰 사건이다. 네이버 플랫폼을 기반으로 '오디오클립'이라는 오디오 전용 콘텐츠 플랫폼을 오픈하였고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며 다양한 분야의 '유명 셀럽 X 베스트셀러'의 조합으로 오디오북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실적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로 연예인 오디오북은 더 이상 제작되지 않았다. 콤팩트 북이라는 베스트셀러의 각 분야 저자 낭독 오디오북만 간신히 남겨 지속적으로 제작하고 있다.

 

펀드 투자 금액도 거의 소진된 것으로 보이고 더 이상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지 않고 있다. 웹소설, 웹툰 형태의 오디오콘텐츠를 제작하여 웹소설 독자 및 10~20대 여성 독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유명 성우들과 오디오 드라마의 조합은 좋은 성과를 이루었다. 최소 2~10만 가까운 구독자들이 생겨 났다. 2019년부터 지금 까지 계속해서 오리지널 오디오 드라마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며 많은 구독자도 보유하고 있다. 다만 무료로 오픈했기 때문에 수익구조는 확보하진 못했다. 

 

분명 네이버는 투자금액을 회수하려 할 것이다. 조만간 유료화 형태로 구독 서비스 or 웹소설 판매 형태의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추론해 본다. 

 

대규모의 자금이 투자된 네이버의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오디오클립'은 국내 오디오 시장에 큰 변화의 바람을 불어왔다. 기존 오디오콘텐츠 플랫폼을 운영 중인 업체들이 있었지만 B2B를 주력으로 발전해 왔으며 독서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 요약, 발췌 형태의 오디오북이 대부분이다.

 

완독 및 다양한 오디오 드라마 형태의 콘텐츠 수는 매우 적었다. 또한 베스트, 스테디셀러를 보유한 출판사들의 보수적 성향으로 저작권을 갖지 못한 제작사들은 대형 타이틀을 만들 수 없었다. 네이버의 공격적인 투자로 대형 출판사인 민음사, 문학동네, 열린 책들 등 유명 서적의 판권을 보유한 출판사들의 문이 열렸고 2019년부터 오디오북으로 제작되기 시작했다.

  

다만 판매 수익은 미비해 보인다. 오디오 콘텐츠에 더 이상 자본이 투자되지 않는 것은 네이버가 자본시장으로서의 가치 전망이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공격적인 콘텐츠 제작은 2020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더 이상 제작되지 않고 있다. 국내 최고의 미디어 제작 스튜디오인 스튜디오드래곤과 국내 톱 배우들이 합작하여 '오디오 시네마'라는 사운드 효과가 풍성한 콘텐츠 제작도 했다. 하지만 구독자 및 사용자들의 피드백이 투입된 자본에 비해 미비했다. 

 

가장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는 채널 형식의 공유의 <베드타임 스토리>, 김태리의 <리커버리 북> 정도 된다. 네이버는 오디오 콘텐츠 시장 내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 여러 콘텐츠를 시험 삼아 제작해본 듯하다. 그나마 오디오북보다는 팟캐스트 형태의 팝콘 콘텐츠의 활약이 조금 돋보인다. 최근에는 박해진 박기웅의 토크쇼, 찬란한 광클, 김영하 작가가 읽어주는 <완벽한 아이>를 앞세워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오디오클립의 구독 서비스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의문이 든 점이 있다면, 구독형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 것이다. 오디오클립은 오디언을 인수하면서 만권 이상의 오디오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대여, 단권 판매 형태로 서비스하고 있다. 출판사들과의 인세 협상에 실패한 것일까? 구독형 모델을 도입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독 서비스로 전환할 경우 서비스 가입자가 목표치에 비해 적을 수 있다. 다시 단권 판매로 돌리려 해도 이미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던 사용자들은 단권 구매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미 대여, 단권 형태로 구매한 사용자들도 상당하여 구독자 서비스로 돌렸을 때 이에 맞춘 보상도 충분히 고민해 봐야 한다.

 

이렇듯 네이버 오디오클립은 운영방식에 있어서 고민이 상당할 것이다. 완독형 오디오북을 추구하던 네이버가 이제는 1시간 30분 내외의 콤팩트북을 중점으로 제작하고 있다. 즉, 사용자들의 완독 형태의 도서 구매가 활발하지 않다는 것이다. 사용자들의 입맛 맞추기를 계속 따라가다 보면 끝도 없다. 대형 출판사들과 네이버가 고집하던 완독 형태의 오디오북을 중점으로 계속 제작하는 것이 오디오클립의 특성을 살려주는 방향으로 언젠가 바꿔줄 것이다. 이렇듯 완전한 콘텐츠 확보에 힘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디오북의 가격

가격적인 측면에서 오디오클립은 도서의 가치를 상당하게 낮게 측정했다. 원 도서의 정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여 오디오북 시장의 수익구조를 저가의 시장으로 구성했다. 게릴라 이벤트로 단돈 몇백 원에 도서 대여를 진행하고 홍보를 위해 무료로 도서를 오픈했다. 네이버라는 이름 아래 콘텐츠 홍보는 가능하겠지만 오디오북을 제공한 출판사들의 수익 발생은 어려워 보인다. 무료로 오픈한 도서가 실제 오프라인 구매로 이어진다는 조사 결과도 없다. 매주 무료로 이용하던 오디오북 사용자들이 과연 지갑을 열어 단권 구매를 할까? 수익은 당연히 발생하겠지만 분명 미비할 것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오디오북 지원사업

2017년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5개년 계획 발표에도 오디오북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렇듯 오디오북 사업에 관심이 없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문이 열리게 된 계기가 있다. 거대 플랫폼과 자본을 소유한 네이버의 공격적인 오디오 콘텐츠 투자는 시장의 가능성을 일깨워주는 시발점이 됐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적극적인 오디오북 제작 투자에 불을 붙였다. 2018년 1억 정도의 지원금이 2019년 6억, 2020년은 10억 이상의 재원을 투자하여 제작 사업에 지원한다. 자본력이 약한 국내 중, 소규모 출판사에게도 오디오북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다만 지원할 수 있는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지원금의 액수를 종당 최대 400만 원으로 한정했다반드시 완독 형태의 오디오북으로 제작해야 한다. 

 

자본력이 부족한 출판사는 400만 원의 제작 비용을 맞추기 위해 퀄리티를 낮추고 제작한다. 소설 같은 경우 1인 성우가 적게는 10~30까지의 등장인물을 혼자 소화하며 연기한다. 낭독자에게도 무리가 되는 조건이다. 이렇듯 퀄리티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있어서는 어려운 실정이지만 다양한 콘텐츠 확보에는 크게 기여하고 있다.

 

책이 가진 이념

네이버 오디오클립은 책을 '돈'되는 시장으로 개척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오직 돈으로만 보는 관점은 좋지 않다. 책은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지배하는 도구로서 사용돼 왔다. 돈 되는 콘텐츠, 사람들이 좋아하는 자극적인 콘텐츠만 찾아가다 보니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

 

이에 비해 밀리의 서재는 완전히 다른 이념과 개념을 가지고 접근했다. 사용자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독서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콘텐츠를 만들어 간다. 네이버에 접근방식과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국내 도서시장을 보고 있다. 물론 사기업의 목적인 이윤창출도 필수 조건이지만 도서시장에서 돈보다 이념과 고집이 더 중요하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도서 하나하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디지털 도서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오디오클립 주력 콘텐츠

오디오클립에서의 주력 콘텐츠는 자체 기획, 제작한 '오리지널'콘텐츠다. 오디오북 보다 다양한 오리지널 팟캐스트와 무료 연재 웹소설을 메인에 걸어 홍보한다. 물론 메인 홍보 배너는 계속 변경되지만 오디오클립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것은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임을 알수 있다.

 

가볍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콘텐츠들의 구성으로 사용자들은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팟캐스트형 콘텐츠는 정해진 일자에 맞춰 한편씩 공개되어 사용자들의 꾸준한 방문을 요구하고 있다. 사용자들의 방문, 이용률 또한 오디오클립에서 면밀하게 살 피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콘텐츠 순위 

오디오클립내 플랫폼에서 '팟캐스트'라는 공통된 콘텐츠 명칭을 자신들의 명칭인 '채널'로 바꾸어 서비스하고 있다. 오디오클립내 사용되고 있는 콘텐츠들의 랭킹을 한 눈에 보여준다. 랭킹을 통해 사용자들이 어떤 목적으로 콘텐츠에 접근하는지 쉽게 알아 볼 수 있다. 오디오클립내 가장 인기가 있는 콘텐츠는 오은영 박사의 육아 관련 채널이다. 육아와 밀접한 30~40대의 여성 사용자들이 매우 많은 것으로 보인다.

 

채널이라는 콘텐츠로 오디오클립내 꾸준한 유입률을 높이고 있다. 또한 랭킹은 사용자들의 이용 경험을 순위화 시켜 접근성을 높였다. 이런 네이버의 플랫폼 운영 능력은 탁월하다. 분명 빅데이터로 하나하나 분석해 플랫폼을 구체화시켰을 것이다. 카테고리별 다양하고 재미있는 채널도 많이 있으니 관심 분야가 있다면 클릭해 보길 추천한다.

 

다만, 오디오클립 채널 제작자로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네이버에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마디로 좋은 콘텐츠로 선발된 것들만 플랫폼에서 활동하도록 만든 것이다. 팟빵과 다르게 한 단계 정제된 콘텐츠들을 접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오디오북 큐레이션

네이버 오디오클립도 어떤 책을 소개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수많은 오디오북은 확보했지만 어떤 오디오북을 주력으로 판매할 것인가? 오디오클립의 선택은 베스트 셀러, 오리지널 콘텐츠, 대형 출판사들의 고전 등 유명 스테디셀러를 내세웠다. 당연하다. 베스트 셀러 도서는 사용자들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한다. 

 

플랫폼 구성은 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날 수 있었던 다양한 도서들 기준과 흡사하다. 도서별 간단한 큐레이션으로 매력적인 도서들도 꼽아서 소개하고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해 두었다. 

 

사용자들에게 가장 공감되는 큐레이션은 바로 '댓글'기능이다. 하지만 유명 베스트 셀러를 제외한 나머지 도서들은 사용자들의 댓글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큐레이션 형태도 복사+붙여 넣기 형태의 도서 소개 글로 되어있어 관심을 끌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도서 이벤트

오디오클립의 선택한 오디오북 이벤트 방식은 '할인'이다. 저렴한 금액으로 도서를 읽을 수 있도록 기간 이벤트를 한다. 다만 도서 대여 가격이 1,000원 미만의 너무 저렴한 형태로 제공되어 원 도서의 가치를 훼손하는 건 아닌지 생각이 든다.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오디오북 생태계를 파괴하는 건 아닌지 생각된다. 좋은 콘텐츠라면 돈의 가치를 뛰어넘는 가능성을 믿고 사용자는 분명 구매하기 마련이다. 이런 점을 놓치지 않는다면 좋을 것 같다.

 

사용후기

오디오북 플랫폼에 최고로 불릴 만큼 다양한 오디오북을 경험할 수 있었다. 대여 or 구매할 경우 네이버 페이와 연동되어 조금 더 할인하여 오디오북을 접할 수 있었다. 샘플 듣기 기능도 있어서 도서 낭독자의 목소리, 퀄리티를 살펴본 뒤 구매 경험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었다. 다만 사놓고 후회하게 된 콘텐츠들도 분명 있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만족도는 낮았고 이걸 해결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가 나와야 한다. 이런 부분만 제외한다면 국내 최고의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