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공연> 진짜 검찰관이 떳다!

마뜨료쉬까 2020. 4. 20. 19:40

검찰관 (Ревизор)

극장 렌사베타(Театр ленсовета)에서 세르게이 페도도프의 검찰관을 보고 왔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작가 고골의 코미디로 오늘날까지 많은 무대에 세워지고 있는 작품 중에 하나다. 1836년 상트페테르부르크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되었고, 러시아 지방의 관리들의 비겁하고, 교활한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풍자했기 때문에 고골은 많은 관리들로부터 미움을 받아 결국에는 해외로까지 도피하는 해프닝까지 겪었다.


줄거리  

러시아 어느 작은 도시에 검찰관이 온다는 소식이 편지를 통해 전해진다. 부정부패로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던 시장은 모든 대표 관리를 모아 검찰관을 속이기로 계략을 꾸민다. 시장과 관리들은 자신들의 여관에 뻬쩨르 부르크에서 관리가 왔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진짜 관리가 아니었다. 모두들 자신들의 잘못과, 비리를 숨기기 위해 가짜 검찰관에게 아부와 뇌물로 그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가짜 검찰관 홀레스따코프는 이를 이용하여 시장의 부인을 유혹하고, 시장의 딸과 결혼 약속도 받아 낸다. 그러나 우체국 서장에 의해 홀려 스따 고프가 가짜 검찰관이라는 밝혀지고 진짜 검찰관이 등장한다.



등장인물

- 안똔 안또노비치(읍장) 

- 안나 안드레예브나(그의 아내)

- 마리야 안또나브나(그의 딸)

- 루까 루끼치 홀로뽀프(장학관) 

- 암모스 뾰도로비치 랴쁘낀(판사) 

- 아르쩨미이 필립뽀비치 제믈랴니까(자선병원 원장) 

- 이반 꾸지미치 쓔뻬끼(우체국장) 

- 뾰뜨르 이바노비치 도브친스끼(읍내의 지주)

- 이반 알렉산드로비치 홀레스따고프(뻬쩨르부르크에서 온 가짜 관리) 

- 오시쁘(그의 하인)

- 뾰뜨르 안드레예비치 률류꼬프(퇴직관리)

- 일리치 우호묘르또프(경찰서장)




연극스틸컷


연극 검찰관의 참여한 배우들 마지막 무대, 마치 메이에르홀드의 검찰관 장면을 보는듯했다.





홀레스따코프. 이 배역을 맡은 배우는 과장해서 연기하는듯 하면서 적당한 선을 잘 지켜 극을 한층더 살렸다.





홀레스따코프와 읍장





홀레스따코프와 제믈랴니까. 제믈랴니까 역활을 맡은 배우는 몸의 체형에 비해서 가볍게 연기했는데 이부분에서 많은 관객들이 좋아하고 호응했다.





읍장과 그 시 관리들이 모여 만든 그림입니다. 갑작스럽게 등장하여 관객들 호응도 좋았고 배우들의 유머도 볼 수 있었다.





홀레스따코프와 읍장의 부인과 딸 그리고 관리들. 관리들은 종종 모여서 함께 러시아 전통 노래를 3부로 나눠서 부르는데 음정,박자, 화음이 잘 조화가 되어 재미있는 볼거리 들을거리를 제공했다.





둡친스키와 봅친스키. 연출의 선택중 제 마음에 제일 마음에 든게 바로 이 2명의 배우라 할 수 있다. 키는 거의 160정도에 땅딸만한 중년의 배우들을 어디서 데려왔는지 궁금했습니다. 둡친스키와 봅친스키로 극을 많이 유머로 소화 할 수 있었다.





딸 마리야 안또나브나와 읍장부인 안나 안드레예브나.




검찰관 후기

연출가 페도도프의 <검찰관>은 당시 시대적 배경을 그대로 재현해 냈다. 의상, 배경을 중심으로 당시의 분위기를 잘 표현했다. 무대는 러시아의 18세기. 시골 한 마을을 배경으로 꾸며졌다. 억지스럽지 않은 연기와 현대식 유머를 종종 섞어 내어 배우들의 연기 표현력도 돋보였다. 


연출적 표현 각색, 해석이 첨언 되지 않아 조금 아쉬웠다. 시대적 배경을 바꾸어 연출 해도 재미있는 미장센과 무대가 탄생 했으리라. 나 또한 고골의 검찰관을 읽으며 오늘날 우리나라의 검찰을 풍자하듯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연출노트를 끄적끄적 했던 기억도 있다. 좀더 현대적인 해석으로 재미있게 각색 했으면 어떠했을지 상상해 본다. 


무대활용

공간 활용이 충분히 되지않았다. 단 한번 사용되는 공간을위해 다락방을 따로 무대에 만들었다. 이 공간을 만들기 위해 저렇게 많은 비율의 무대를 사용해야 하나 싶다. 그렇기에 배우들이 활동하는 무대의 공간이 부족해 보였다. 충분히 각색하여 무대를 바꾸어도 괜찮았을법한데. 아쉬운 부분이다. 


음향효과

연극을 시작하면서 각 막마다 현대적 음악을 더했다. 극의 효과를 더 잘 살려주기도 했지만 매치가 안되는 분위기의 음악이 나오기도 했다. 시대와 배경은 과거를 보여주고 있고 음악은 뉴에이지를 사용했다. 언발란스해도 너무 언발란스 했다. 차라리 연출가 안드레예프의 <따르튀프>처럼 현대+고전의 조화로운 연출적 해석이 더해진 표현을 사용 했으면 어떠 했을까?


고골이 폭팔했다!?

원작자 고골은 자신의 <검찰관>을 보고 이야기 했다

"이건 보드빌이 아니야! 그렇게 연기해선...안되!!!!!"


당시 유행하던 연기법으로는 고골의 <검찰관>을 살릴 수가 없었다. 과장된 연기형식은 바보스러운 <검찰관>을 만들어 냈을 뿐이다.

보드빌은 러시아 사람들에게 사랑 받아온 장르로 19세기초 극장마다 인기리에 상연중이 었다. 고골의 <검찰관>은 얼핏 작품의 성격이 비슷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고골은 보드빌을 염두해 두고 쓰지 않았다. 관객과 직선적인 상호교감으로 극은 진행 되지 않는다. 사실적인 연기스타일로 관리들의 간사함을 충분히 연기했어야 고골은 마음에 들었을것이라 생각된다.